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30년대-여우난 곬족)

남촌 윤승식 2014. 8. 3. 21:30

여우난 곬족 - 백석

 

- 1 -

명절날 엄매 아배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동화적 민속적 분위기 고조 평화로운 모습

- 2 -

얼굴에 별 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 고모 고모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李女) 천연두를 앓은 흔적 들판

열여섯에 사십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 고모 고모의 딸 승녀 아들 승동이 파르스름하니 진한 갈색 물

육십 리라고 해서 파랗게 보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던 말끝에 섧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모 고모의 딸 홍녀(洪女) 아들 홍동이 작은 홍동이

배나무 접을 잘 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 섬에 반디젓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엄매 사촌 누이 사촌 동생들 밴댕이 젓

- 3 -

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기떡 콩가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대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식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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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술 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 옆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 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저녁 숟가락 숨바꼭질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칸 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윗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 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대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랫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아랫간 아이들 놀이 주발 뚜껑, 허리나 팔장을 잡은 사람을 떼어 놓는 놀이 마주 앉아 다리를 엇갈리게 끼우고 다리를 세는 놀이 등잔을 놓는 기구 사기로된 등(시간의 흐름) 새벽닭 추녀, 북적거리다

 

1.핵심 정리

갈 래

자유시, 서정시

성 격

토속적, 묘사적, 산문적,회상적,사실적,서사적

주 제

가족 공동체 간의 유대감과 명절날의 정취

구성

1

명절날 큰집에 가던 어린 시절의 기억

2

큰집에 모이던 여러 명의 친척들에 대한 소개

3

큰집 방 안의 정경과 다양한 음식

4

흥겹게 놀면서 풍요롭게 명절을 쇠던 기억

표현상의 특징

1) 반복, 열거, 대구에 의해 율동감을 조성함

2) 민속적 소재와 사투리 사용>친근감, 흥겨운 분위기, 생동감 사실적, 향토성

3) 어린아이의 시선을 취하여 회상의 형식으로 표현함

4)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낮 저녁 밤 새벽 아침)

5) 당시의 놀이와 음식 등을 알 수 있다.

 

 

2.서사적 구조 

시간

인물(주어)

공간(부사어)

행위(서술어)

명절날 아침

,아배

큰집으로

간다.

친척들

안간에

모인다.

저녁에

아이들

배나무 동산

북적하니 논다.

엄매들

아랫간

웃고 이야기한다

아이들

윗간 한 방

놀이를 한다.

새벽

아이들

윗간 한 방

잠이 든다.

아침

시누이 동세들

부엌

국을 국을 끓인다.

위 자료는 <꿈틀문학>서 발췌

 

 

3. 감상의 길잡이

시인의 초기 대표작으로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인 명절날의 정겨운 풍경을 관찰자적 시선과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내면서 농촌 공동체의 풍요로운 삶의 원형을 재현해 낸 작품이다.

이 시는 또한 유년의 ''가 체험하는 명절날의 풍속을 시간적 경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서사적인 시간 구성을 지니고 있다. 즉 명절날 유년의 화자가 '엄매 아배를 따라' 큰집으로 나서면서부터 저녁과 밤, 다음날 아침까지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시간적 경과에 따라 서사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 시는 명절을 즐기는 공동체의 풍요로움을 다양한 시적 대상을 동원하여 표현함으로써 끈끈한 인간적 체취를 물씬 풍기게 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고향을 상실한 일제 암흑기에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원초적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명절을 쇠러 큰 집에 가는 나의 가족

시간적 경과

큰 집에 모인 친척들의 풍성하고 정겨운 분위기

 

<휘경여고 류덕균 교사의 글을 옮겨 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