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 곬족 - 백석
- 1 - 명절날 나①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②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①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동화적 민속적 분위기 고조 ②평화로운 모습 - 2 - 얼굴에 별 자국①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②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 고모 고모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李女) →①천연두를 앓은 흔적 ②들판 열여섯에 사십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①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②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 고모 고모의 딸 승녀 아들 승동이 →①파르스름하니 ②진한 갈색 물 육십 리라고 해서 파랗게 보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던 말끝에 섧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모 고모의 딸 홍녀(洪女) 아들 홍동이 작은 홍동이 배나무 접을 잘 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 섬에 반디젓 담그러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엄매 사촌 누이 사촌 동생들 →밴댕이 젓 - 3 - 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기떡 콩가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대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식사 때 - 4 - 저녁술① 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 옆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 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②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①저녁 숟가락 ②숨바꼭질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칸① 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윗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②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 돌림③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④하고 이렇게 화대⑤의 사기방등⑥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⑦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랫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⑧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⑨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① 아랫간 ②아이들 놀이 ③ 주발 뚜껑, ④허리나 팔장을 잡은 사람을 떼어 놓는 놀이 ⑤마주 앉아 다리를 엇갈리게 끼우고 다리를 세는 놀이 ⑤ 등잔을 놓는 기구 ⑥사기로된 등(시간의 흐름) ⑦새벽닭 ⑧추녀, ⑨ 북적거리다 |
1.핵심 정리
갈 래 | 자유시, 서정시 | |
성 격 | 토속적, 묘사적, 산문적,회상적,사실적,서사적 | |
주 제 | 가족 공동체 간의 유대감과 명절날의 정취 | |
구성 | 1연 | 명절날 큰집에 가던 어린 시절의 기억 |
2연 | 큰집에 모이던 여러 명의 친척들에 대한 소개 | |
3연 | 큰집 방 안의 정경과 다양한 음식 | |
4연 | 흥겹게 놀면서 풍요롭게 명절을 쇠던 기억 | |
표현상의 특징 | 1) 반복, 열거, 대구에 의해 율동감을 조성함 2) 민속적 소재와 사투리 사용>친근감, 흥겨운 분위기, 생동감 사실적, 향토성 3) 어린아이의 시선을 취하여 회상의 형식으로 표현함 4)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낮 저녁 밤 새벽 아침) 5) 당시의 놀이와 음식 등을 알 수 있다. |
2.서사적 구조
시간 | 인물(주어) | 공간(부사어) | 행위(서술어) |
명절날 아침 | 나,아배 | 큰집으로 | 간다. |
낮 | 친척들 | 안간에 | 모인다. |
저녁에 | 아이들 | 배나무 동산 | 북적하니 논다. |
밤 | 엄매들 | 아랫간 | 웃고 이야기한다 |
아이들 | 윗간 한 방 | 놀이를 한다. | |
새벽 | 아이들 | 윗간 한 방 | 잠이 든다. |
아침 | 시누이 동세들 | 부엌 | 국을 국을 끓인다. |
위 자료는 <꿈틀문학>서 발췌 |
3. 감상의 길잡이
시인의 초기 대표작으로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인 명절날의 정겨운 풍경을 관찰자적 시선과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내면서 농촌 공동체의 풍요로운 삶의 원형을 재현해 낸 작품이다. 이 시는 또한 유년의 '나'가 체험하는 명절날의 풍속을 시간적 경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서사적인 시간 구성을 지니고 있다. 즉 명절날 유년의 화자가 '엄매 아배를 따라' 큰집으로 나서면서부터 저녁과 밤, 다음날 아침까지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시간적 경과에 따라 서사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 시는 명절을 즐기는 공동체의 풍요로움을 다양한 시적 대상을 동원하여 표현함으로써 끈끈한 인간적 체취를 물씬 풍기게 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고향을 상실한 일제 암흑기에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원초적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휘경여고 류덕균 교사의 글을 옮겨 왔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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