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꽃 - 이용악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서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간접화법 종결 어미 도래샘도 띠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 갔단다. →도랑가에 저절로 샘이 솟아 빙 돌아서 흘러 나가는 우물(샘물).'도래'는 '도랑'의 함경북도 방언.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북방 민족의 하나인 여진족으로, 우리 민족을 넘보던 적대적(敵對的)의미가 담겨 있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 백 년이 몇백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도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연약하고 가냘픈 이미지의 꽃(제비꽃). 일제에 의해 강점당해 한없이 억울하고 비통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연약하고 순수한 우리 민족의 모습.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게 울어 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 꽃 →오랑캐꽃의 절망과 슬픔에 대한 공감(동병상련) |
1.핵심 정리
갈 래 | 자유시 | |
성 격 | 낭만적, 민족적, 독백적 | |
어 조 | 독백적 어조 | |
주 제 | 식민지 민족으로서의 절망과 비애감 | |
구성 | 프롤로그 | 오랑캐꽃의 명명에 대한 유래 <서두> |
1연 | 오랑캐와 고려와의 싸움(고려에게 쫓겨간 오랑캐) <과거> | |
2연 | 세월(역사)이 덧없이 흘러 감.<시간의 흐름> | |
3연 | 오랑캐꽃에 대한 한없는 연민과 비애<현재> | |
표현상의 특징 | ① 서정성과 서사성을 혼용하여 민족의 비극을 나타냄 ② 오랑캐꽃의 의인화. ③ 간접 화법의 종결 어미 ‘갔단다’와 영탄적 종결 어미 ‘흘러갔나’를 사용함으로써 시간의 경과를 나타냄. ④ 유사 어휘를 반복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함.(오랑캐꽃, 오랑캐). |
2. 맥릭 이해
- 긴 세월을 ~ 까닭이라 전한다. : 제비꽃이 본명인 들꽃이 ‘오랑캐꽃’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를 역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랑캐꽃이 독특한 시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이 시의 중심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 배경도 된다. - 아낙도 우두머리도 ~ 쫓겨 갔단다 : 프롤로그의 ‘오랑캐의 뒷머리’와 오버 랩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고 있다. 고려 군사에 쫓겨 돌봐야 할 사람(아낙)과 지켜야 할 자존심 (우두머리)과 정든 땅(도래샘, 띠집)을 버리고 도망가야 하는 오랑캐(여진족)의 절박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 구름이 모여 ~ 이어 흘러갔나. : 오랜 세월의 흐름을 ‘흘러가는 구름’에 비유하여 표현 하였다. 고려 군사에 의해 여진족이 정벌된 사실이 오래된 역사임을 알게 한다. 이 구절을 중심으로 1연과 3연이 과거와 현재로 대비되고 있다. - 너는 오랑캐의 ~ 모르는 오랑캐꽃 : 오랑캐가 아니면서도 오랑캐의 취급을 받아 수모를 당해야 하는 오랑캐꽃의 슬픈 현실을 말한다. 이는 일제 강점기의 우리 민족의 처지와 비슷하여, 화자는 ‘오랑캐꽃’을 통해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게 된다. - 두 팔로 햇빛을 ~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 시적 화자의 절망과 비애가 표현되는 구절 이다. 여기서 오랑캐꽃은 시적 화자의 감정 이입 대상이다. |
3.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오랑캐꽃'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민족이 처한 비통한 현실에 대한 연민과 비애를 노래한 작품이다. 복잡한 비유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그 의미를 쉽사리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연약하고 가냘픈 오랑캐꽃의 이미지와 그에 대한 연민을 통해 이민족(異民族)의 지배 하에서 노예적인 삶을 살아가는 민족의 삶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시는 오랑캐꽃의 이미지와 고통(苦痛) 받는 민족의 현실을 등치(等値)시킴으로써 개인적 서정을 그 시대의 보편적(普遍的)인 서정(抒情)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오랑캐의 피 한 방울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꽃의 형태가 오랑캐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는 외형적(外形的)인 유사성(類似性) 때문에 오랑캐꽃이라 불리는 것이나, 일제(日帝)의 가혹(苛酷)한 탄압(彈壓)으로 인해 그 옛날의 오랑캐나 다를 바 없는 비참(悲慘)한 신세로 전락(轉落)해 버린 민족의 처지가 동일하다는 현실 인식이 이 시의 주요 모티프를 이루고 있으며, 그에 기초하여 오랑캐꽃이라는 구체적(具體的)인 사물에 대한 연민의 정을 민족이 처한 객관적(客觀的) 현실에로 확대(擴大)시키고 있는 것이 이 시의 기본적 구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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