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30년대- 노정기(路程記))

남촌 윤승식 2014. 8. 2. 15:27

 

 

노정기(路程記)-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깨어진 뱃조각 삶의 무상성

여기저기 흩어져 마음이 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프고 황폐한 어촌

삶의 티끌만 오래 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매었다 →①뚜렷한 결과 없이 지나온 삶의 모습 베로 만든 돛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 날이었건만

마다 내 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정크와 같아 암울한 현실 정크(작은 배)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풀어 올랐다 불안과 고통의 연속

 

항상 흐릿한 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 가고 →①②삶의 장애물

전설(傳說)에 읽어 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 하는 이상 세계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비춰 주도 않았다 희망, 삶의 지표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직접적 토로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자신의 염원을 이루기 위한 노력

시궁치는 열대 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 쌌다현실의 억압.속박과 구속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이냐 화자를 상징함. 비주체적, 기생적 존재

다 삭아빠진 소라 껍질에 나는 붙어 왔다 상황에 휘둘리며 비주체적으로 살아온 모습

―ㄴ 항구(港口)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들여다보며 어떤 지점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 또는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

- <자오선>, 1937.12

 

1.핵심 정리

갈 래

자유시,서정시

성 격

비극적,회고적,감상적,자기성찰적

주 제

힘겹게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

구성

1

자신의 삶을 황폐한 어촌의 풍경에서 찾음.

2

희망과 시련의 연속이었음.

3

고통의 가장 큰 요인 - 절망적 어두움

4(

어두운 현실이 자신을 구속함.

5

지난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봄.

표현상의 특징

1)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상황을 표현함.

2) 상징적 시어로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를 표현함.

3) 부정적 용언과 하강적 용언이 많이 사용됨

부정적 용언(깨어진,흐릿한,못하는) 하강적 용언(뱃조각,티끌,암초,시궁치)

4) 고백적인 어조로 과거를 회상함.

 

 

2. 이육사(1904~ 1944)

항일운동가로서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염원하는 시를 썼다. 본명은 원록(源祿. 아호인 육사는 대구형무소 수감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다.

예안 보문의숙에서 신학문을 배웠고 대구 교남학교에 잠시 다녔다. 1925년 형 원기(源琪), 동생 원유(源裕)와 함께 항일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했다. 1927년 국내에 들어왔다가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이후 10여 차례 투옥되었다. 1933년 귀국해 신조선사 등의 언론기관에 근무하면서 '육사'라는 필명으로 시를 발표했으며, 1937년에는 신석초·윤곤강·김광균 등과 시동인지 자오선을 펴냈다. 1941년에는 폐결핵으로 한동안 요양생활을 했으나 베이징에서 수감 생할을 하다가 감옥에서 죽었다. 일제 말기 대부분의 문인들이 변절하여 친일행위를 한 반면 그는 끝까지 민족적인 신념을 가지고 일제에 저항했다. 유해는 고향인 낙동강변에 안장되었고 1964년 경상북도 안동에 시비가 세워졌다.

 

3. 육사 시의 저항성

이육사는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의 현실(現實)을 극복(克復)하려 했던 대표적(代表的)인 저항(抵抗) 시인으로 평가(評價)받고 있다. 저항시(抵抗詩)로서 그의 시는 무엇보다도 투철(透徹)한 현실 인식(現實認識)과 강한 신념(信念)에서 비롯된다. , 시간적(時間的)으로는 아득한 천고(千古)와 미래(未來)의 사이, 공간적(空間的)으로는 만물(萬物)이 눈에 덮인 광야(曠野)에 홀로 서 있는 극한(極限) 상황에서, 그를 구제(救濟)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장엄한 미래(未來)에 대한 기대(期待)뿐이다. 이러한 극명(克明)한 현실인식(現實認識)과 조국 역사의 미래에 대한 신념(信念)이 있었기에 자기희생(自己犧牲)이 가능(可能)하였고, 저항적(抵抗的)· 지시적 결의(決意)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광야(曠野)'에 드러난 강렬하고도 남성적(男性的)인 시어(詩語)들은 바로 이러한 주제의식(主題意識)을 형상화(形象化)하기 위한 시인(詩人)의 의도(意圖)를 담고 있다

 

4. 육사 시의 문학사적 의의

이육사의 시가 갖는 우리 문학사, 특히 시사적 의미는 다음 몇 가지로 지적할 수 있다. 첫째, 1930년대 전반을 풍미(風靡)하던 모더니즘의 비인간화(非人間化) 경향(傾向)에 대한 비판적(批判的) 요소(要素)를 가지고 있다.  

둘째, 고전적(古典的)인 선비 의식과 한시(漢詩)의 영향으로 전통적(傳統的) 요소를 지닌다.

셋째, 한국시에 남성적(男性的)이고 대륙적(大陸的)인 입김을 불어넣었다.  

넷째, 죽음을 초월(超越)한 저항(抵抗) 정신과 시를 통한 진정한 참여(參與)를 보여 주었다.

특히 넷째 측면은 윤동주의 시작과 함께 일제 말 우리 민족 문학의 공백기를 메워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할 것이다.

 

5. 감상의 길잡이

이육사님의 시는 조국(祖國)의 상실(喪失)이라는 극한적(極限的) 상황에 의한 비극적(悲劇的)인 자기 인식(自己認識)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그의 초기 시에 주로 나타나는 심상은 '어둠'의 이미지다. 조국을 잃고 세계와 단절되어 빛을 잃은 그가 어둠 속을 걸어온 자신의 삶의 역정(歷程)을 노래한 대표적(代表的)인 작품이 바로 이 <노정기(路程記)>이다이 시의 기저(基底)를 이루는 시적 화자의 노정(路程)''의 흐름을 통하여 제시된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마치 깨어진 뱃조각'처럼 여기저기 유랑(流浪)하고 있기에, '흩어져 어설퍼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이야말로 다 부서진 티끌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시적 화자는 행여 젊은 날은 어떠했을까 하고 뒤돌아보지만, '꿈은 서해를 밀항(密航)하는 쩡크(junk : 중국의 배)'와 같은 고통이었으므로 그는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풀어'오른 상처만을 확 인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추억(追憶)이 되고, 현재의 삶에 활력소(活力素)가 될 수 있는 젊은 시절이지만, 시적 화자에게는 그것이 항시 고통스러운 항일(抗日) 무장(武裝) 독립(獨立) 투쟁(鬪爭)의 나날이었기 때문에,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비쳐주지도 않는 '흐릿한 '이요,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고달픔일 수밖에 없었다. '산호도(珊瑚島)'는 그가 추구(追求)하는 이상적(理想的)인 세계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의 시계(視界)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막막한 곳을 찾아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을 이끌고 가려고 하지만,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같이 '다 삭아 빠진 소라 껍질'에 붙어서 살아온 그로서는 그저 물처럼 흘러가 버린 지난 삶의 역정(歷程)을 반추(反芻)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고뇌(苦惱) 어린 삶의 역정기(歷程記)로서의 이 시는 그 전() 노정을 ''의 이미지로 형상화(形象化)시키고 있다. ''과 관련된 심상은 ''·'어촌(漁村)'·'포범(布帆)'·'서해(西海)'· '밀항(密航)'·'짱크'·'조수(潮水)'·'암초(暗礁)'·'산호도(珊瑚島)'·'밀물'·'소라'·'항구(港口)'등으로, 특히, 마지막 시행의 '흘러간 생활(生活)'에서 '흘러간'이라는 ''의 이미지를 그의 생활에 투사(投射)하여 귀결(歸結)시킴으로써 화자는 이러한 노정(路程)을 통하여 비극적(悲劇的)인 자기 인식(自己認識)을 하게 된다. 치열(熾烈)한 현실(現實) 인식에서 배태(胚胎)된 이 비극적(悲劇的) 자기 인식(自己認識)은 마침내 적극적(積極的)인 저항(抵抗) 의지(意志)로 표출, <광야(曠野)>, <절정(絶頂)> 등으로 가시(可視)화됨으로써 육사는 항일 저항 문학의 거대한 정점(頂點)으로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화자의 힘든 삶

깨어진 뱃조각

밀항하는 정크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