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30년대-낡은 집)

남촌 윤승식 2014. 8. 1. 14:13

 낡은 집-    이용악

 

 

날로 밤으로 낮으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피폐한 우리 민족.상징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산이나 권력 상징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장사를 하려고 많은 곡식을 사들임.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식민지 수탈의 공간. 둥글소는 수탈당한 농민

모두 없어진 지 오래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우리 민족

찻길이 놓이기 전 일제 강점기 이전(찻길은 일제의 수탈의미)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세째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죽마고우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반짇고리(함경도 사투리)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도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가난의 실상과 비극의 극대화 가난 때문에 자식을 낳은 것도 축하받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을 직접화법으로 표현함.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가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보냈다는 걱정하는 이야기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거름등(긴 산대를 태워 불 밝히는 등)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한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부모가 바라지 않은 자식은 갓을 쓴 스님이 와서 잡아간다는 전설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울어→불안감 고조(청각적 심상) 

종시 잠 이루지 못한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 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소박한 꿈.

그가 아홉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디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국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만주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러시아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이주해 가는 곳도 결코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음을 말해 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우리 민족의 비참한 현실(강조)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그루터기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일제 식민지치하의 우리 조국의 모습을 연상케 함.

   

<낡은 집>1938

 

 

1.핵심 정리

갈래

서사시, 자유시, 이야기시[譚詩(담시)],참여시

성격

향토적. 설화적. 서사적, 사실적, 상징적,회상적

어조

이야기를 하는 듯한 어조(슬픈 현실이지만 감정을 절제)

주제

일제하의 유랑민의 비애(일제 강점기의 농촌의 궁핍상)

구성

1

외화

어른들이 들려 준 낡은 집에 대한 이야기(몰락한 조국의 실상)

2

자취를 감춘 털보네 낡은 집의 모습

3

내화

털보네 셋째 아들(싸리말 동무)의 출생

4

축복받지 못한 동무의 출생(가난의 실상을 극적으로 제시함)

5

가난과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서러운 삶을 살았던 동무의 어린 시절

6

털보네 가족의 고향 이주

7

털보네 가족이 간 곳을 짚어보는 이웃들

8

외화

황폐해진 낡은 집(파괴된 민족의 삶의 불모성이 흉가의 장면 표출로 극대화)

외화(동네 어른의 머리말) : 현재, 직접 화법 / 내화(털보네의 사연) : 과거, 간접 화법/ 외화(''의 감상): 현재, 직접 화법

표현상의 특징

1) 액자식 구성,

2) 토속어 사용,

3) 개인의 가족사적 이야기 형태,일제강점기의 전형적인 농민의 삶

  

2. 감상의 길잡이

용악의 초기시는 이미지즘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그러나 해방 후 조선 문학가 동맹에 참여하면서 유이민(流移民) 문제를 비롯하여 일제하의 민족 현실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 작품은 국권을 상실한 민족의 처절한 현실, 사랑하는 조국을 뒤에 두고 멀리 만주와 시베리아 등지로 떠날 수밖에 없던 유랑민들에 대한 연민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는 고향 마을의 흉가(凶家)라고 꺼리는 '낡은 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제의 압제를 피해 고향을 뒤로하고 만주와 시베리아 등지로 떠돌던 수많은 유이민(流移民)들의 비극적인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설화성은 이야기 줄거리에서 감지할 수 있다. 퇴락한 낡은 집에는 털보네 가 살아왔고 그 집 아들은 화자인 ''의 친구였으며, 그 친구가 아홉 살 되던 해 겨울, 그 가족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던 1930년에 후반의 삶의 고달픔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흉가(凶家)라고 꺼리는 '낡은 집'은 곧 우리 민족(주로 농민들)의 몰락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고, 또한 '항구'는 식민지 수탈의 상징적 공간으로서 농민들의 피땀어린 농산물들이 일본인들에 의해 실려 나가던 곳이다. '늙은 둥글소'가 일제의 수탈에 등이 휜 농민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면, 시름시름 타들어 가는 '저릎등'은 속타는 농민의 심정을 생각케 한다.

이용악의 시에서 고향은 자기 충족적인 세계가 아니며, 신비와 경이의 세계도 아니다. 거기에는 화해보다는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식민지의 정치 상황을 비유하는 시적 징표이며, ‘정신의 각성에 머물게 하는 시적 매개물로 작용한다. 그의 대표작인 이 시에서는 하층민 가족이 몰락하여 마침내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매우 선명하게 그려냈다. 이 시에서 털보네 가족이 살던 낡은 집은 그 곳에 살던 백성들의 집으로 확장되면서 분명하게 한 계층의 빼앗긴 삶과 분노를 환기하는 이미지가 된다. 거기에는 점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갈등의 세계가 노정되어 있다.

이용악에게 고향의 삶과 밀착된 존재들은 이제는 그러한 갈등이 본격화된 세계에서의 뿌리뽑힘과 가난, ()을 의미화하기 위한 것이다. 고향에서 안정된 삶을 찾지 못하고 쫓겨난 자들의 한()과 분노가 그의 서정적 시 세계의 특징을 이룬다.

외화(현재):폐허가 된 낡은 집(1,2,8)

내화(과거):털보네의 가족사적 일대기(3-7)

 

<휘경여고 류덕균 교사님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