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40년대-청노루)

남촌 윤승식 2014. 8. 16. 11:17

청노루-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시적 허요.화자와의 거리감)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23조 운율

봄눈 녹으면, 계절의 순환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구비를 청노루의 빠른 동작(급박한 느낌)

 

청노루화자가 추구한 자연의 왕자. 선명한 시각적 심상을 통해 대상 부각

맑은 눈순수함

 

도는 느린 탬포(완만한 느낌)

구름.

<청록집>(1946)

 

 

1.핵심 정리

갈 래

자유시, 서정시

성 격

서경적, 시각적, 회화적, 묘사적, 낭만적 관조적. 전통적. 낭만적

어 조

담담하게 찬탄하는 어조

제 재

청노루(봄풍경)

주 제

봄의 아름다운 정경과 정취(아름다운 생명의 고향에 대한 예찬)

구성

1

청운사의 원경(遠景)-공간적 배경

2

계절의 변화(시간적공간적 배경)

3

청운사의 근경(近景)-공간적 배경

4(

중심 대상 제시(시상 집중)

5

생명과 합일된 자연(동적인 심상)

표현상의 특징

1) 내재율, 23조의 변조

2)시인과 대상의 공간적 거리가 점점 축소됨(원경근경)

3)묘사적 심상.

 

2. 맥락 이해

머언 산 청운사 / 낡은 기와집

멀리서 보는 청운사의 모습을 제시한 부분이다. 이 시는 청운사의 원경, 자하산의 전체적 모습, 구불구불한 산길, 청노루의 눈, 청노루의 눈에 비친 구름과 같이 원경(遠景)에서 근경(近景)으로 점차 가까이 다가가는 시선의 이동을 구성 원리로 한다.

 

산은 자하산 / 봄눈 녹으면

이 시의 공간적, 계절적 배경을 나타낸 부분이다. 그러나 자하산은 실제로 존재하는 산이 아니며, 이 시에 나타나는 자연은 현실에 있는 구체적인 산수가 아니다. 1연의 청운사또한 상상적인 배경 또는 사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무릉도원과 같은, 관념 속의 신비로운 자연 세계를 그린 것이다.

 

느릅나무 / 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가 다니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묘사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시행이 길어, 이 시의 일정한 음보율에 따라 읽을 때 리듬이 빨라진다. 마치 청노루가 굽이굽이 산길을 가볍게 달려가고 있는 듯한 경쾌한 리듬이 나타나는 것이다.

 

청노루 / 맑은 눈에 / 도는 구름

제재인 청노루를 지극히 가까이서 바라보는 부분이다. ‘청노루는 고결하고 신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하산이라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 세계 안에 완전히 화합한 존재로서, 시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을 형상화한 제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4연과 5연은 각각 세 어절과 두 어절로 연을 구성함으로써 느린 리듬으로 읽혀지게 되는데, 이는 이 부분의 심상이 3연에 비해 훨씬 정적이기 때문이다.

 

 

 

3.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을 쓸 무렵에 내가 희구(希求)한 것은 핏발 한 가락 서리지 않는 맑은 눈이었다.

나이 50이 가까운 지금에는 나의 안청(眼晴)에도 안개가 서리고, 흐릿한 핏발이 물들어 있지만 젊을 때는 그래도 핏발 한 가닥 서리지 않는 눈으로 님을 그리워하고 자연을 사모했던 것이다. 또한 그런 심정으로 젊음을 깨끗이 불사른 것인지 모르겠다. 어떻든 그 심정이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을 그리게 하였다.

이 작품이 발표되자 청노루가 과연 존재하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이 있었다. 물론 푸른 빛노루는 없다. 노루라면 누르스름하고 꺼뭇한 털빛을 가진 동물이지만, 나는 그 누르스름하고 꺼뭇한, 다시 말하자면 동물적인 빛깔에 푸른 빛을 주어서 정신화된 노루를 상상했던 것이다. 참으로 오리목 속잎이 피는 계절이 되면 노루도 서정적인 동물이 될 것만 같았다. 또 청운사나 자하산이 어디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 어느 해설서에 경주 지방에 있는 산 이름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 것을 보았지만 이것은 해설자가 어림잡아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 기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내가 창작한 산명이다.

나는 그 무렵에 나대로의 지도를 가졌다. 그 어둠과 불안한 일제 말기에 나는 푸근히 은신할 수있는 어수룩한 천지가 그리웠다. 그러나 당시의 한국은 어디나 일본 치하의 불안하고 바라진 땅뿐이었다. 강원도를 혹은 태백산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내가 은신할 수 있는 한치의 땅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나 혼자의 깊숙한 산과 냇물과 호수와 봉우리와 절이 있는 마음의 자연 지도를 그려 보게 되었다.

마음의 지도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 태모산(太母山), 태웅산(太熊山), 그 줄기를 받아 구강산(九江山), 자하산(紫河山)이 있고 자하산 골짜기를 흘러내려와 잔잔한 호수를 이룬 것이 낙산호(洛山湖), 영랑호(永郞湖), 영랑호 맑은 물에 그림자를 잠근 봉우리가 방초봉(芳草峰), 그 곳에서 아득히 바라보이는 자하산의 보랏빛 아지랭이 속에 아른거리는 낡은 기와집이 청운사(靑雲寺).

이것은 <청노루>라는 작품을 해설한 나 자신의 설명이지만, ‘청운사자하산은 내가 명명한 상상의 세계의 산이요, 절이다.

 

조지훈 자작시 해설 -<보랏빛 소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