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40년대-비)

남촌 윤승식 2014. 8. 12. 10:36

- 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먹구름(비구름)이 끼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바람비 오기 전 차고 매서운 바람(강우의 징조)

         

앞서거니 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빗방울이 튀기고(시각적 심상)

        

종종 다리 까칠한

()새 걸음걸이.세찬 빗줄기

 

여울 지어

수척한 흰 물살,흘러가는 빗물의 의인화,(의인법)

  

갈갈이

손가락 펴고, 여러 갈래로 얕게 흘러가는 계곡 물을 의인화,(의인법)

     

멎은 듯

새삼 돋는 빗낱 다시 떨어지는 빗방울.

  

붉은 잎  단풍잎(계절적 배경-가을)

소란히 밟고 간다.소리를 내며 떨어진다.(청각적 심상,의인법)

 

<문장22호 (1941)>  

 

 

1.핵심 정리

갈 래

자유시, 서정시

성 격

감각적, 묘사적, 비유적,관조적

제 재

주 제

비 오는 날의 정경

구성

1

비구름이 몰려오는 모습

2

비가 오기 직전 바람이 부는 모습

3

: 빗방울이 바람에 날리어 부는 모습

4(

빗방울이 여기저기 다투어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

5

빗물이 여울을 이루어 계곡으로 흘러가는 모습

6

계곡의 여울이 여러 갈래로 흘러가는 모습

7

멎을 듯하면서도 다시 오는 비의 모습

8

빗방울이 나뭇잎에 떨어지는 모습

표현상의 특징

1) 주관적 감정 배제하고 자연현상만 비유적으로 섬세하게 묘사

2)간결한 시행과 규칙적인 연 구성

3)시간적 흐름에 따른 전개

4)감각적(시각, 청각) 심상으로 시적 효과를 극대화

 

 

2. 감각적 형상화가 나타난 시구와 그 의미

시각

돌에 그늘이 차고

구름이 덮히는 모습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굵은 빗방울이 튀어오르는 모습

()새 걸음걸이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

수척한 흰 물살

마른 땅을 적시어 흐르는 가는 물줄기의 모습

갈갈이손가락 펴고

물줄기가 가늘게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가는 모습

시각,청각

소란히 밟고 간다

나뭇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며 소리를 내는 모습

3.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정지용의 시 가운데서 시어, 사물에 대한 인식, 형식 등에 있어서 가장 정제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 현상을 섬세한 묘사로 표현한 이 작품은 정교한 언어로 그려진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시적 화자는 비 내리는 모습을 감각적 시어의 유기적 결합 방법과 순차적 시간의 질서에 따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 그 어떤 감정 표출도 나타나지 않는다.

모두 8연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규칙적으로 두 개의 연이 하나의 단락을 이루어 보두 네 장면을 펼쳐 보여 주고 있다. 1 · 2연은 비 내리기 직전, 돌에 그늘이 차고 어지럽게 바람이 부는 모습을, 3 · 4연은 빗방울이 여기저기 앞 다투어 떨어지는 모습을 '종종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5·6연은 빗물이 모여 여울 지어 흘러가는 모습을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와 같이 의인화하여 보여 주고 있다. 마치 하얀 뼈마디를 드러낸 것처럼 물보라를 일으키며 여러 갈래로 흘러내리는 여울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어느 정도 비가 계속되었음을 알려 주는 동시에, 첫 단락과의 시간의 간극을 짧은 시행과 규칙적인 연 구분으로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있다. 7 · 8연은 빗방울이 나뭇잎에 떨어지는 모습을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고 표현함으로써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대로 들려올 것같이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