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40년대-귀촉도)

남촌 윤승식 2014. 8. 8. 00:07

문학교과서 수록 1940년대 시

견우의 노래 - 서정주/교목 - 이육사/국수 - 백석/귀촉도 - 서정주/- 윤동주/꽃덤불 - 신석정/낙화 - 조지훈/남신의주 유동 박씨봉방 - 백석/또 다른 고향 - 윤동주/별 헤는 밤 - 윤동주/ - 정지용/산도화 - 박목월 / 청노루 - 박목월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어서 너는 오너라 - 박두진/ 유리창 - 김기림 / 인동차(忍冬茶) - 정지용 /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 절정 - 이육사/참회록 - 윤동주 /  바람벽이 있어 - 백석

 

귀촉도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탐미적 심상. 사별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부각(진달래 꽃비도 같음)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저승, 죽음의 심상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임의 죽음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저승, 죽음의 심상

 

신이나 삼어 줄 걸 슬픈 사연의 회한

올올이 아로색인 육날 메투리. 짚신(망혜)(임에 대한 자아의 사랑의 응결체)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 여성의 정절 이 모양대로

부즐없은 이 머리털 엮어 드릴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하 목이 젖은 새.단절의 공간

참아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슬픔의 크기

제 피에 취한 새귀촉도 운다.홀로 가신 님의 표상, 님과 나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 애절한 한의 객관적 상관물 감정이입 의성어 임과 나의 매개체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저승(거리감)

 

(춘추 32, 1943.10)

 

 

1.핵심 정리

갈 래

자유시, 서정시

성 격

전통적, 낭만적

어 조

님과 사별한 여인네의 애절한 정조

제 재

귀촉도 전설, 임의 죽음

주 제

사별의 정한, 죽은 임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 여읜 사랑에 대한 아픔과 변함

구성

1

임과의 이별

2

회한(悔恨)의 정과 탄식

3

임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

표현상의 특징

1) 7·5조가 운율의 주조를 이룸(3음보)

2) 귀촉도 설화와의 접목과 감정이입을  통해 화자의 애틋한 슬픔과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

 

 

2. 시어의 상징적 의미

서역,파촉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세계

육날 메투리

임에 대한 정성과 사랑

은장도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머리털

임이 존재해야만 의미가 있는 소재

은하

임과 화자 사이의 단절된 공간

귀촉도

가신 임의 상징. 임과 화자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사랑의 매개체. 한의 객관적 상관물.

 

3. 맥락읽기

 

파촉-촉나라 땅을 일컫는 말. 여기서는 '서역'과 함께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죽음의 세계를 의미한다육날 메투리-삼 껍질로 짠 신. 미투리의 방언이냥-이대로, 내쳐  귀촉도-'촉나라로 가는 길'을 뜻함. 여기서는 새 이름, 새 울음소리와 겹쳐 있고, 돌아간 임의 환생한 모습을 가리키기도 함. 옛날 촉나라의 망제(望帝)가 쫓겨나 촉나라를 그리다가 죽은 넋이 이 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음. '두견새'로 망제혼, 불여귀(不如歸), 자규(子規) 등의 이칭(異稱)이 있음.

 

눈물 아롱아롱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 '서역(西域)'이나 '파촉'은 중국 서쪽 땅 이름으로 멀리 떨어진 공간을 가리키는데, 이 시에서는 공간적인 거리감이 '생사(生死)의 거리'로 변용되었다.

 

신이나 삼아 줄 걸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 슬픈 사연을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미투리를 삼아 줄 것을. 날이 퍼렇게 선 은장도로 부질없는 머리털을 베어 육날 메투리를 삼아 드릴 걸. 임이 부재(不在)하는 세상에서는 자신의 삶도 부질없고 의미 없는 것임을 암시하는 구절로 임에게 바치는 영원한 사랑을 형상화한 구절이다.

 

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끝 호올로 가신 임아 ; '귀촉도'는 떠나간 임,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을 표상하는 한편, 임과 시적 자아를 연결시켜 주는 사랑의 매개체이기도 하며, 애절한 사랑의 객관적 상관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귀촉도 운다'는 죽은 임이 새로 환생하여 이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운다는 뜻과 함께 시적 자아의 애절한 슬픔과 한을 뜻하기도 한다.

 

 

 

4. 연구 문제

 1. 시적 자아의 갈등의 내용을 살펴보자.

 임을 사별한 여인의 한이 못다한 사랑의 후회로 형상화되었다.

 2. 시적 자아의 현상적 모습을 암시하는 시어를 찾아 보자.

  귀촉도

 3. 회한(悔恨)의 정이 사랑으로 응결되어 형상화된 시어를 살펴보자

  메투리

 4. '파촉 삼만리'란 어떠한 곳인지 생각해 보자.

  사별한 임이 계신 저승 세계.

 5. 임이 죽었음을 뜻하는 시어 셋을 1연에서 찾아 보자.

  서역, 흰 옷, 파촉.

 6. 시적 자아의 임에 대한 정성을 대변하는 시어는 무엇인가?

  육날 메투리.

 7. 이 시에서 '진달래 꽃비'가 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임의 죽음, 임을 향한 사랑.

 8. 임과 나의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소재를 찾아보자.

  귀촉도

9. 이 시에 사용된 심상의 제시 방법을 쓰라.

  상징

 

 

5. 서정주의 시 세계

토속미학의 맥락

시인 자신의 고향을 대상으로 유년시절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이 발견된다. 고향은 토속적 정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또한, 전통적 삶의 방식을 건조성과 강단성의 조화로 표현함으로써 은근하고 질박한 민족적 성정을 대변해 주고 있다.

관습적인 소재를 시인 특유의 재치 있는 구성적 재능으로 창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전통의 계승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가진다.

토속미와 에로티시즘

토속미의 성정은 에로티시즘과 연결됨으로써 한층 높은 호소력을 갖게 된다. <화사집>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에로티즘이 유미주의적인데 비해 <질마재 신화>의 에로티즘은 실재성에 입각한 일면을 제시함으로써 풍자적인 차원에까지 도달하고 있다.

<소도 이생원네 마누라님네 오줌기운>에서는 자유 분방하고 호탕한 생활을, <간통 사건과 우물>에서는 전통적인 미덕에 입각한 소극적인 에로티즘의 관념을 표출하고 있다. 이 중 <간통 사건과 우물>'간통'이라는 은밀하고 원색적인 사건을 통해서, 궁핍한 삶과 폐쇄적인 윤리성을 연결하여 형식적인 계율의 이면에서 이글거리는 본능적 욕구의 처절성을 더욱 깊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인연적 초월성의 매듭

시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인연이 작용한다는 인식을 통해 인간 삶과 죽음이 결코 우연적 구조가 아니라 필연적 진실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현재의 삶을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보도록 하고 있다.

정한(情恨)의 미학

서정주의 정한은 소월의 감상주의적인 정한과는 다르다. 그는 격렬한 호흡을 배제하고, 주로 궁핍한 생활과 여인들의 고뇌를 너그럽고 서두르지 않는 체념으로서 구체화하였다. 따라서, 이별에 국한되어있던 소월의 정한에 비하여 사색적 가치를 더 많이 함축하고 있다.

삶의 미래지향적 승화

핍박한 삶의 한계상황 속에서 끈기와 인종이라는 미래지향적 정신으로 현실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과거로부터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초월적 정신의 연결을 통하여 현재의 미숙한 삶을 극복하는 것이다.

 

 

 

6. 생명파(生命派)

 

인간 생명의 원상을 찾으려는 몸부림 속에 인간 회귀를 주장하는 시적 경향으로 1936년에 발간된 '시인 부락'의 동인인 서정주, 김동리 등과 유치환에 의해 주로 전개되었다. 이들은 목적성을 강조한 경향파, 감각적 기교에 흐른 주지시파, 예술적 기교를 강조한 순수시파 모두를 비판하고 인간의 근원적인 생명력과 삶의 고뇌를 노래함으로써 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서정주가 그의 작품 화사등을 통해 매우 관능적인 작품을 보여 준 시인이라면, 유치환은 '바위', '생명의 서' 등을 통해 상당히 절제된 언어를 사용한 시인이었다. 그러면서도 두 시인은 생명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 주었다.

생명파 : 시문학파의 예술 지향적인 경향을 이어받으면서 생명의 본질과 인간에 대한 근원적 본질 추구, 이를 좀더 인간주의적인 것으로 발전시킴

 

 

7. 시인부락(詩人部落)

 

1936년에 서정주가 발행한 시 전문 동인지. 창간호의 동인으로는 김달진, 김동리, 김상원, 김진세, 여상현, 이성범, 임대섭, 박종식, 서정주, 오장환, 정복규, 함형수 등이며, <시인부락>의 주조는 인간과 그 생명 자체의 근원성에 대한 집요한 관심의 추구로 나타난다.

 

 

8.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촉나라 망제의 전설을 잘 살려서 슬프고 쓰라린 정한(情恨)을 노래한 작품으로 떠난 임에게 자기의 정성을 다하지 못한 시적 자아의 회한과 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잘 나타나 있다. 애절한 한의 객관적 상관물로 '귀촉도'가 나오고 그와 걸맞는 계절감을 나타내 주는 '진달래'가 나온다. '서역'이나 '파촉'은 서정주의 불교적 상상력과 결부된 죽음의 세계를 나타낸다.

   이 작품은 세 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연에서는 임의 떠남, 2연에서는 못다한 사랑의 회한, 3연에서는 귀촉고의 한 맺힌 울음을 제시하고 있다. 임의 죽음에 대한 여인의 회한 은 2연에서 잘 나타나는데, '은장도'는 임에 대한 정절을 의미하며 화자는 그 은장도로 '부질없는 이 머리털'을 베어서 가시는 임의 신을 삼아드리지 못함을 후회하고 있다. 생명처럼 소중한 머리털은 임이 죽은 이상 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에서 그토록 사랑하던 임이 귀촉도의 울음으로 되살아 온다. 귀촉도는 임을 그리워하다 죽은 넋을 상징하는 의미로 등장하고 있다.

   이 시는 임과의 사별로 인한 처절한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이 시의 모티프가 임과의 사별임을 알수 있는 것은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다. 이 시의 시상 전개는 '임의 죽음나의 회한과 탄식귀촉도의 한맺힌 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눈물 아롱아롱 / 피리 불고 가신 님 / 진달래 꽃비 오는'에서 보듯이 '죽음'을 탐미적인 심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도 이 시의 특징이다. '슬픈 사연의 /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미투리'란 구절로 보아 서정적 자아는 슬픔과 한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 온 사람이다. 임이 어차피 갈 수밖에 없다면 내 머리카락이라도 베어서 임의 신발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것은 임에 대한 애끓는 사랑과 사별의 슬픔을 절절히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