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 (1940년대- 어서 너는 오너라)

남촌 윤승식 2015. 1. 9. 22:34

어서 너는 오너라 - 박두진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살구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너이 오오래 정들이고 살다 간 집, 함부로 함부로 짓밟힌 울타리, 앵도꽃도 오얏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낮이면 벌떼와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라. →①동양적 이상향(무릉도원),조국광복=살구꽃 일제강점기 때 국외로 흩어진 우리 민족우리 민족의 수난과 고통, 일제에 의해 허물어진 조국동일어구 반복(운율 형성)

 

다섯 뭍과 여섯 바다, 철이야. 아득한 구름 밖, 아득한 하늘 가에, 나는 어디로 향을 해야 너와 마주 서는 게냐. →①5대양 6대주(전세계,우리 민족이 흩어져 살던 곳)향해야

 

달 밝으면 으레 뜰에 앉아 부는 내 피리의 서른 가락도 너는 못 듣고, 골을 헤치며 산에 올라 아침마다, 푸른 봉우리에 올라서면, 어어이 어어이 소리 높여 부르는 나의 음성도 너는 못 듣는다.

→①민족의 귀환을 바라는 화자의 그리움,안타까움.청각적 심상

 

어서 너는 오너라. 들 서로 구슬피 헤어지고, 별들 서로 정답게 모이는 날, 흩어졌던 너이 형 아우 총총히 돌아오고, 흩어졌던 네 순이도 누이도 돌아오고, 너와 나와 자라난, 막쇠도 돌이도 복술이도 왔다. →①일제의 탄압으로 흩어진 민족 개개인조국광복 바쁘게(의태어)연인(대유법)우리 민족 구성원(대유법)

 

눈물과 피푸른 빛 깃발을 날리며 오너라.…… 비둘기꽃다발과 푸른 빛 깃발을 날리며 너는 오너라.…… →①고통과 희생희망평화광복의 영광

 

복사꽃 피고, 살구꽃 피는 곳, 너와 나와 뛰놀며 자라난, 푸른 보리밭에 남풍은 불고, 젖빛 구름, 보오얀 구름 속에 종달새는 운다. →①해방된 조국,화자의 이상향광복의 기쁨(청각적 심상,감정입)

 

기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언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철이야, 너는 늴늴늴 가락 맞춰 풀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싯 두둥실 붕새춤 추며, 막쇠와, 돌이와, 북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옛날을, 옛날, 딩굴어 보자. →①청각적 심상(의성어)광복의 기쁨(청각적 심상)민족공동체 삶이 가능했던 일제강점기 이전.(과거 지향적)

 

<청록집, 을유문화사, 1946>

1.핵심 정리

갈 래

산문시, 서정시

성 격

낭만적, 복고적, 토착적, 이상적

어 조

낭만적이고 격정적인 어조

제 재

복사꽃

주 제

민족 해방에의 열망,민족의 완전한 화합 소망,순수한 생명에의 회귀 소망

구성

1

해방된 조국의 모습

2-3

흩어진 동포들을 찾는 안타까움과 귀환의 열망

4-5

과거의 평화로운 삶의 회복을 소망함.

표현상의 특징

반복 어구의 나열, 호격이나 의성어의태어의 활용, 잦은 쉼표의 사용(상징법, 명령법, 돈호법, 반복법, 의성법, 의태법)

 

2. ‘어서 너는 오너라에서

-작품내:정든 집을 떠나 돌아오지 못하는 대상

-시대적 상황:일제의 탄압으로 흩어진 우리 민족

3. 박두진(1916.3.10 ~ 1998.9.16)

 

 

박두진은 1939년 문예지 문장향현등을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박목월·조지훈과 함께 청록파로 불린다. 처음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시를 썼으나 이후에는 광복의 감격과 생명감 있는 시를 썼다. 연세대·이화여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였다.

아세아 자유문학상과 서울시 문화상, 삼일 문화상, 예술원상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 , 오도, 청록집, 거미와 성좌, 수석열전, 박두진 문학전집등이 있다

4.맥락 이해

너이 오오래 정드리고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러.

일제의 강제 점령으로 인하여 짓밟히고 어물어진 조국과 고향, 이 고향에 복사꽃, 살구꽃이 피고, ,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우는 상황, 즉 광복의 날이 왔다는 것이다.

 

다섯 뭍과, 여섯 바다와, 너와 마주 서는 게냐.

다섯 뭍과 여섯 바다는 지구상의 오대양(五大洋) 육대주(六大洲)를 말하는 것이나, 여기에서는 일제에 의해 쫓겨난 우리 민족이 흩어져 살던 여러 곳을 뜻한다. 1연에서 화자는 광복의 기쁨을 복사꽃, 살구꽃, 앵도꽃, 오얏꽃, 벌떼, 나비, 소쩍새와 같은 생동하는 자연물들을 열거하며 표출한 것에 비해 이 부분에서는, 광복의 기쁨을 아직 체험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를 생각하면서 무거워지는 화자의 마음이 , 바다, 구름, 하늘등 무생물의 정적 심상을 통해 어둡게 드러나고 있다.

 

별들 서로 구슬피 헤여지고, 별들 서로 정답게 모이는 날.

민족 구성원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 ‘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슬픔을 지닌 채 서로 헤어져야 했고, 광복이 되어 다시 모이는 우리 민족 개개인을 뜻한다.

 

눈물과 피와 푸르른 깃발을 날리며 오너라

광복의 기쁨으로 인한 눈물, 일제와 맞서다 흘린 고귀한 피, 희망을 상징하는 깃발, 이들은 모두 광복의 의미를 지니는 대상들이다.

 

복사꽃 피고, 종달새는 운다.

조국의 광복을 맞은 우리 민족의 즐겁고 명랑하고 평화로운 정경을 종달새가 노래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5.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에 쓴 작품으로 몰래 간직해 두고 있다가 해방된 이후 발표한 것이라 알려져 있다. 많은 시인, 작가들이 일제에 굴복하여 친일 문학으로 전향하거나 붓을 꺾었음에 비해, 오히려 박두진은 조국 광복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예감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러한 민족 해방에의 열망을 노래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작품이 존재하기에 동시대의 친일 문학은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되었을 뿐 아니라, 친일 문학을 비판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박두진의 다른 시들과 마찬가지로 이 시도 산문시의 급박한 호흡을 이용하여 광복의 기쁨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특히, 쉼표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산문율조의 긴 호흡을 차단시키고 있으며, 언어 반복의 리듬 감각을 통해, 고양된 감정이나 상승의 분위기를 조성시켜 읽는 이의 정서를 환기시켜 주고 있다. 박두진의 초기시가 대개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적 비애나 절망 대신, 광복을 기다리는 밝고 희망적인 태도를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노래하는 데 비해, 이 작품은 구원의 세계, 곧 해방된 조국을 동양적 이상향인 무릉 도원(武陵桃源)’으로 나타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 시의 주제적 핵심은 일제 치하에서 다섯 뭍과 여섯 바다로 흩어졌던 우리 민족이 다시 조국땅에 모여 민족 공동체의 삶을 재현하자는 결의와 소망으로 집약된다. 1연은 바로 그러한 재현의 터전이 되는 민족 해방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함부로 짓밟혔던조국 강토에 마침내 봄이 돌아옴으로써 복사꽃,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벌과 나비, 새들이 모여들게 된다. 23연은 철이라는 호칭으로 제유된 흩어진 우리 민족을 조국 해방의 터전으로 불러들이는 내용이다. 45연은 돌아온 겨레와의 감격적인 재회를 상상으로 보여 줌으로써 눈물과 피로 상징된 슬픔과 고통의 얼룩진 시대를 지나 푸른 깃발, 비둘기, 꽃다발이 가득한 희망과 평화, 영광의 조국땅으로 그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마지막 6연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민족 공동체가 다함께 누릴 행복한 삶의 모습을 나타내는 부분으로, 앞 부분은 1연에서 제시한 평화스럽고 생동감이 넘치는 상황을 반복해서 보여 주고 있으며, 뒷 부분은 민족이 한데 모여 춤판을 벌이는 환희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