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과서현대시

문학교과서 현대시(1920년대-개여울)

남촌 윤승식 2014. 1. 3. 10:30

 

개여울-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가기는 가도'를 줄인 표현 - 애써 무심하려는 개여울 여인의 심경을 반영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다시 오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니, 만나지 못하더라도 영영 잊지 말자는 얘기로구나.

 

 

1.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서정시

성격

서정적,애상적

제재

이별

주제

이별의 슬픔과 재회에 대한 믿음

특징

753음보를 ‘2-1으로 배치하여 음악성을 획득하고 있음

 

2.감상과 이해

1922년에 개벽지에 발표되었던 김소월의 개여울은 소월이 베제보고에 재학중이든 학생시절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다.

이 시는 임이 앉아 있던 개여울과 현재 내가 앉아 있는 개여울을 병치하면서 이별과 만남에 대한 기대를 그려 내고 있다. 과거에 개여울에 앉아 있던 임도 아주 가지는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지금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임의 그 말이 잊지 말라는 부탁이엇음을 깨닫는다. 이별과 기다림은 인간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정서를 과거와 현재, 임과 나, 개여울을 연결시켜 효과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이 시의 문제는 '가도'에 있다. '가기는 가도'를 줄인 이 짧은 표현은, 애써 무심하려는 개여울 여인의 심경을 교묘히 노출시킨다. 그가 간다는 사실은 입 안에 담기조차 끔찍한 일이기에, 얼른 내뱉어 버리고는, '아주 가지는 않겠노라'는 연인의 다짐을 거기에다 힘 주어 갖다 붙인다. 그런데 세월이 가도 가버린 사람은 올 기미가 없다. 개여울 여인은 문득 깨닫는다. 아주 가지는 않겠노라? 아하. 그건 다시 오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니, 만나지 못하더라도 영영 잊지 말자는 얘기로구나. 아주 가지는 않겠노라는 그 말은 그러니까 아주 갈 수 밖에 없다는 뜻이었구나. 다만 함께 흘러가지 않은 여기 이 마음만으로 내내 그리워하며 살자는 뜻이었구나. 흘러갔으나 흘러가지 않은 옛 사랑. 그 개여울의 사랑을 나 또한 하염없이 생각하며, 이 갑갑하고 슬픈 시를 다시 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