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光州高)

역사 대중화 이끈 ‘재야 사학자’ 이이화 광주고(7회)동문 별세

남촌 윤승식 2020. 3. 29. 16:50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을 딛고 역사 저술가로 역사 대중화를 이끈 이이화(李離和) 선생이  2020년 3월 18일 오전 별세했다. 84세.
고인은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학 중심의 강단사학에 의해 ‘재야사학자’로 불렸지만, 고증을 바탕으로 일반인 눈높이에 맞춘 역사 저술로 역사학의 장벽을 허물었고, 민중의 시각에서 역사를 다시 써 ‘민중사학자’로 통했다.

주역(周易) 대가인 야산 이달의 넷째 아들로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이 학교를 보내지 않아 사서(四書) 등 한문 공부를 했고,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가출해 각지를 돌며 고학을 하다가 광주고(7회),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다녔다.


대학을 중퇴한 그는 외판원, 술집 웨이터, ‘불교시보’ 기자, 학원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한국 역사에 천착하며 실력을 쌓았다. 능력을 인정받아 한국고전번역원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고전을 번역했고, 서울대 규장각에서 고전 해제를 썼다. 이 무렵 ‘허균과 개혁사상’ ‘척사위정론의 비판적 검토’ 같은 역사 관련 글을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며 명성을 날렸다.


대표작은 개인이 쓴 한국 통사로는 가장 분량이 많은 22권짜리 ‘한국사 이야기’다. 이외에도 ‘인물로 읽는 한국사’ ‘주제로 보는 한국사’ ‘전봉준 혁명의 기록’ 등을 발간했다.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이사장,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단재상과 임창순 학술상을 받았고, 2014년 원광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