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비문학Ⅰ

II-2-[2] 운율과 심상

남촌 윤승식 2013. 1. 9. 23:03

 

김상옥, ‘백자부(白磁賦)’

 

1. 작품 개관

갈래

현대 시조

성격

전통적, 예찬적, 묘사적, 관조적

표현

사실적 묘사,역설적 표현

주제

백자의 고아하고 순박한 아름다움

특징

1) 선경 후정의 방식을 바탕으로 함.

2) 감탄형 종결 어미를 통해 각운을 형성하고 있음.

3) 서술적(묘사적) 심상

 

2. 시상의 흐름

     ├ 1: 백자의 문양 (그림)

     ├ 2: 백자의 고결한 품격 (용도)

     ├ 3: 백자의 문양 (그림)

     └ 4: 백자의 순박한 아름다움

** ‘십장생(十長生)’ : , , , ,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 사슴

 

3. 핵심 정리

 

1) 백자의 순박함을 드러내는 표현

: 백자는 흙을 뜨거운 열로 구워낸 것이다. 시인은 이를 불 속에 구워 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이라고 하여 백자의 색이 불에 구워 내도 얼음과 같은 하얀 순결함을 지니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며, 백자가 지닌 정결함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백자는 단련을 거쳐 티 하나 없이 완전무결하게 완성된 것이지만, 그 모습을 또한 화려하지 않고 순박하다.

 

2) 백자 표면에 그려진 소재들과 그 의미

: 백자 표면에는 소나무’, ‘백학’, ‘바위’, ‘불로초’, ‘채운’, ‘시냇물’, ‘사슴이 그려져 있다. 이는 십장생으로 백자를 만든 우리 조상들의 관념을 보여준다. 1수에서는 눈 속의 소나무와 그 위의 백학을 그려 백자를 선비의 고고함에 비유하고 있고, 3수에서는 불로초채운’, ‘사슴’, ‘시냇물등으로 이상향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보여 주고 있다.

 

4.활동하기

 

3. 대립적인 이미지를 통해 백자의 순박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부분 찾기

 

4연에서 백자는 순박함의 상징물로 제시되고 있는데, 특히 불 속에 구워 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이라는 구절에는 얼음의 대비를 통해 역동적으로 드러나는 백자의 깨끗한 이미지가 잘 드러나고 있다. 또한 상반된 두 시어의 결합을 통해서 외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가지는 힘을 보여 주고 있다.

 

4. 작품에 나타나는 운율상의 특징

 

4연의 연시조로 4음보, 외형률이라는 형식적인 특징과 현재적 시제와 영탄의 효과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의 사용, 그리고 1, 3연과 2, 4연 두 연이 짝을 이루어 선경 후정의 구성을 지니고 있다.

 

김선우, ‘단단한 고요

 

1. 작품 개관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산문적, 묘사적

주제

음식에 담긴 자연과 생명의 소리

특징

1) 주로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도토리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나타냄.

2) ‘~는 소리라는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함.

3) ‘,,등의 울림소리 받침을 통해 리듬감을 주며 도토리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표현함.

4) 산문적 리듬을 보이다가 2연에서 명사형으로 끝나며 시상을 집중시킴.

5) 도치법과 역설법을 통해 도토리묵의 이미지를 강조함.

 

2. 시상의 흐름

 

   ├ 1: 도토리묵이 만들어 지는 과정

   ├ 2: 완성된 도토리

   └ 3: 도토리묵에 대한 개성적 이미지 환기

 

3. 감상의 길잡이

단단한 고요도토리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청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심상 속에서 다채롭게 그리고 있다. 섬세한 자연의 손길이 재료가 되어 빚어진 도토리묵은 기존의 부드럽고 여린 이미지를 깨뜨린다. 자신의 몸 안에 자연의 소리를 단단하게 쥐고 있는 견고한 결정체인 것이다. 미각적 심상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감각을 자극하는 섬세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4. 핵심 정리

 

1) 이 시에 나타난 작가의 개성적 인식

: 이 시는 소재와 소재에 대한 인식, 표현 방식 등에서 작가의 개성적 면모가 다양하게 투영되어 있다. 먼저 이 시의 소재 도토리묵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먹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이 평범한 대상을 시적 대상으로 삼고, 그것에 대한 우리의 보편적 인식을 신선하게 뒤집는다. 막연히 먹을거리로만 인식하고 있던 도토리묵에 대해 시인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집중하고, ‘도토리묵을 맛과 감촉이 아닌 소리를 통해 대상을 표현한다. 결국 이러한 시인의 개성적 인식은 연약하고 무른 것이라는 도토리묵의 보편적 이미지를 시끄럽고 단단한 것이라는 개성적 인식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2) ‘도토리묵의 민중적 이미지

: 이 시의 소재인 도토리묵은 그 외양과 속성, 변화의 과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민중의 이미지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도토리묵이 의인화된 1연의 내용은 이러한 유사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도토리묵 민중

- 화려하지 못한, 투박하고 밋밋한 외양을 지님

- 여리고 연약하지만 단단한 속성을 지님

- 삶의 다양한 고통과 괴로움을 경험함

-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위안하고 함께 함

 

3.활동하기

2. 작품에 나타난 다양한 공감각적 이미지 찾기

얼굴 부비는 소리: 바짝 마른 잎사귀에 도토리알이 스치는 현상을 소리로 나타내어 촉각의 청각화가 나타남.

늦가을 햇볕 발 디디는 소리: 멍석 위에 놓인 도토리알이 햇빛에 말라 가는 모습을 소리로 나타내어 시각의 청 각화가 나타남.

 

3. 작품에서 나타나는 운율감

이 시는 ‘~ 소리라는 단어가 일정한 간격마다 반복되면서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단순히 단어가 반복되는 것만이 아니라 ‘~ 소리마다 도토리가 묵이 되는 과정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들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마지막에 도마 위에 올린 도토리 안의 다양한 소리들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울림소리를 통해 환기되는 ,, 등의 유성음 받침이 리듬감을 주며 생동감 넘치는 도토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

 

1. 작품 개관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애상적, 영탄적,전통적,서정적,회고적,향토적

주제

인생의 유한성과 한

특징

1) 대조적인 이미지의 시어를 사용하고 있음.

2) 반복에 의해 의미가 심화되고 있음.

3) 자연 현상을 인간의 삶과 연관 짓고 있음.

4) 판소리나 민요조의 방언 종결 어미(-고나, -것네)로 옛스런 정감을 살림

5) 공감각적 심상(저녁놀 울음 : 시각의 청각화)

 

2. 시어 풀이

 

마음도 한자리 ~ 마음일 때, 안정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일 때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은 울음이 타는 가을 강임 - 쓸쓸함의 이미지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 쓸쓸하고 안타까운 인생을 대유적으로 표현함 슬픔을 유발하는 매개체로이며 동병상련을 느낌

가을 햇볕, 슬픔을 유발하는 매개체로 소멸의 이미지

눈물 나고나.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외로움, 그리움으로 시적 화자의 심경을 나타냄

제삿날 ~ 불빛도 불빛이지만 육친에 대한 그리움과 일가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인 반가움을 담고 있는 불빛. 불빛이 장관을 이룸

해질녘 ~ 가을강을 보겄네 어린 시절에 겪은 슬픈 사랑의 추억과 현재의 고독과 삶이 덧없음에 대한 한을 지닌 화자의 눈에는 저녁 노을에 비친 강물이 울음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질녘 소멸의 이미지

울음이 타는 가을강 저녁놀이 타는 강 - 시각을 청각화함 / 시적 자아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아가는 길에 마을 앞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지난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상황이 발단 고조 절정의 점층적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름다움과 설움의 극치 / 가난하게 자랐던 생활 체험 속의 응어리와, 인간 본원의 사랑의 슬픔과 고독과 무상성(無常性)에 대한 한()을 지닌 화자의 눈에 저녁 노을이 울음으로 보임 / 시인의 내면에 흐르는 가늘고 애잔한 마음의 표현임

저것 봐, 저것 봐, 저녁 노을이 물든 강에서 느끼는 경이감.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으로 시인의 외로움과 허허로움을 걷어내는 자연

그 기쁜 ~ 물소리가 사라지고 인생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찬 유년시절과 청년 시절이 지나감을 뜻함.

그 다음 사랑~ 녹아나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어느 정도 경험하고 난 중년시절이 지나감을 뜻함.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 섬세하고 여린 감성, 슬픔, 격정, 아픔 표면적 실체는 저녁 노을, 내면적 실체는 전근대 한국 서민의 가난과, 인간 본원의 사랑과 고독과 무상감에서 생성된 슬픔과 한()의 응어리 : 중년시절

이제는 ~ 바다에 다와가는, 노년 시설의 모습으로 실패한 사랑의 한 사랑의 한스러움이 일상화되었고, 그것은 내적인 한의 삭임과 삶의 원숙성에 도달함 죽음을 눈 앞에 둔 노년의 모습

미칠 일 분노라기보다는 시적 화자의 한탄이나 삶에 대한 한, 혹은 삶의 열정, 뜨거움

바다 감정의 극복, 새로운 삶의 지평, 내면적 완숙함 죽음과 재생, 유한성과 무한성의 합일을 나타내는 원형적 이미지

소리죽은 가을강 '소리 죽은'을 통해 한탄이 근원적인 한으로 내면화되었음을 알 수 있음, 사랑의 기쁨과 추억, 완성되지 못한 사랑의 아픔,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가는 강, 울음을 삭히고 내면화한 강 인생의 유한성을 인식하며 슬픔과 한을 내면화한 모습. 내면의 슬픔이 고도로 절제된 모습

보겄네. '보겠네'의 전라도 사투리 형식으로 종결 어미(것네,고나) - 예스러운 여성적 가락 / -고나', '-것네'와 같은 어미를 사용함으로써 시조(時調)로 시작해서 시()로 전환한 시인답게 현대시와 옛 노래 사이의 문체상 단절을 극복하고 여성스런 가락을 이루어 내고 있음

3. 시상의 흐름

       ├ 1: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 인생의 고독과 서러움

       ├ 2: 황혼 무렵 노을 진 가을 강 인생의 유한성과 슬픔

       └ 3: 노을 진 가을 강 보편적 자연현상을 통해 인생의 유한성과 희노애락과 한을 근원적인 것으로 내면화하고 심화함.

 

4. 핵심 정리

 

1) ‘서러움()’의 시공간적 배경

: 이 시에 등장하는 시공간적 배경은 이 시의 주된 정조인 서러움을 표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가을’, ‘해 질 녘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바다가 만나는 공간적 배경은 곧잘 인생에 비견되어, ‘젊음열정이 지나고 죽음소멸로 접어드는 서러움의 시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시공간적 인생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죽음과 소멸에 접근하고 있는 화자의 인생과 어우러져 서러움의 이미지를 고조시키고 있다.

 

5.활동하기

 

2. 작품에 드러나는 이미지 살펴보기

 

화자의 정서를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심상으로 바꾼 표현을 찾아보자.

이 작품에서 시상이 집약되고 있는 구절은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이다.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 강을 보면서, 그 시각적인 이미지를 내면의 정서로 끌어들여 울음이 타는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즉 슬픔으로 타오르는 내면을 공간적으로, 감각적인 이미지를 빌어 표현한 것이다. 자연의 정경과 시인의 정서가 하나로 통합되는 표현이다.

 

의 이미지에 드러나는 화자의 정서를 말해 보자.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서러움의 정서는 물의 이미지, 즉 강물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런데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해질녘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그러한 강물을 노을로 물들이면서 붉은색의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고 서러움의 정서가 울음을 통해서 타오르고 있다. 울음이 감정을 정화해 주듯이 서러움의 감정은 노을로 물든 강물을 바라보는 화자의 서러움을 극복, 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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